언니를 이해할 수 없어요

안녕하세요 이제 고등학생이 되는 17살입니다.
저는 언니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어요.
 
언니는 이제 스무살입니다. 언니는 항상 말이 별로 없어요. 가족끼리 떠들며 밥먹을때도 간간히 몇마디만 하고 통 입을 열질 않아요. 아빠가 집에 들어오셔도 방문열고 오셨냐고 말만 하고 다시 들어가 버립니다. 우리가 거실에서 놀고 있어도 암만 나오지도 않고요, 제가 언니 방에 들어가서 좀 있는다 싶으면 나가라고 퉁명스럽게 이야기합니다. 언니 물건 말 안하고 가져다 쓰면 난리가 나요. 말하는것도 항상 얼음이 서려있는 거 마냥 차갑고 건조해요. 자기 생각은 얼마나 잘났는지 웬만한 일에는 깊게 도와주려 그러면 신경쓰지말라 그러고, 됐다고 가라고 그러고. 엄마아빠도 언니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으세요. 그런데도 원래 성격이 그런가보다 하며 넘기다가 간간히 혼내시는 정도더라구요.
 
근데 웃긴건 밖에 나가서는 웃어가면서 친구들도 잘 사귀고 활발하고 성격 좋다고 칭찬받는대요. 밖에서 주위 사람들에게 하는거 반만이라도 집에 하면 어디가 덧나는건지..저 어렸을때 기억으로는 이런 언니가 아니었는데. 제가 9살이었을 때쯤? 그때까진 언니는 저랑 잘 놀아주고 맛있는거도 가져다주고 그랬어요. 그당시에 엄마아빠께서 이혼하네 마네 하면서 매일같이 심하게 싸웠던 것이 어렴풋이 기억나는데 그때 저 안아주고 재워주고 달래줬던거도 언니였고요. 그때까지만 해도 언니는 엄청 잘 웃었어요.
 
시간이 지나고 언니는 중학생이 됐어요. 언니가 초등학교 6학년이었을 때부터 뭔가 이상하더니 중학생이 되니까 제가 위에 말해놓은 것처럼 변해버렸어요. 6학년때부터 언니는 엄마아빠한테 잘 다가가지도 않고 웃음기도 싹 빠지고 자기 감정을 배제하고 엄마아빠 눈치보면서 살았어요. 엄마는 교육열도 엄청 높으시고 성격도 불같으셔서 어렸을때부터 언니에게 공부를 엄청 시키셨어요. 언니는 자유분방한 저와 달리 차분하게 공부를 잘해서 5년간 다 참아가면서 과학영재고 입시를 위해서만 살았어요.
 
언니는 집에서 점점 더 어둡게 변해가더라고요. (밖에서는 어떤지 잘은 몰랐으나 친구들하고 논다고 그랬던거 보면 밖에서는 그렇게 안 어두웠던 거 같네요.)엄마아빠는 단순히 철안든게 사춘기라서 저러는 거라고 신경쓸 필요 없다고 하셨죠.
늘 그렇게 위태롭다가 결국 최근에 크게 싸움이 나버렸어요. 사실 언니는 중학생때도 몇번 자기 마음을 말한적도 있었는데 우린 그냥 그런가보다 했죠. 언니가 하는 말은 늘 이거에요. 자긴 너무 힘들었다고. 매일매일이 우울하고 아팠대요. 엄마아빠가 저만 예쁘다 예쁘다 해주고 살갑게 챙겨주는게 너무 밉고 싫었대요. 가족이 숨막혔대요. 최근에 알게된거지만 남몰래 상담치료도 받고 우울증 약도 복용한 적도 있더라고요.
 
언니가 힘들었던 거, 이해가 어느정도는 가요. 어렸을때 부모님 싸운거 머리에 남아있을 수도 있는거고, 입시때문에 스트레스 받았을 수도 있고, 사춘기 그거 남들보다 심하게 왔을수도 있는거죠. 근데 그게 그렇게 힘들어요? 난 사춘기 없었는 줄 알아요? 부모님 싸우는거 이젠 안그러잖아요.
남들 다 힘들다는 세상인데 왜그렇게 본인만 대단한 상처 가지고 있는 척, 힘들었던 시기를 보낸 척 해요? 고작 본인 상처 때문에 가족한테 저렇게 남처럼 대하고 막대해도 되는거예요?
 
전 언니를 이해할 수 없어요. 언니한테 뭐라 말을 해야할지도 모르겠고…
여러분 생각은 어떤지 궁금해요.